새로운 질서 친구들에게

안녕하세요, 구, 아홉 또는 구윤서입니다.

인생은 언제나 뜻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우연히 웹 검색으로 새로운 질서 라는 수업을 발견했던 일이나, 보기에는 쉬워보였던 웹 샌드위치가 단 한 층만 작동 했던 것, 길을 걷다가 무심코 꺾인 발목이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명을 받기 까지, 무엇도 제가 예상한 일은 없었습니다.

이따금 억울할 만큼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우연을 기회로, 저는 편지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현대인의 교양 강좌라 말하는 새로운질서를 수강하며 나 라는 세계 확장의 가능성을 마주했습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무궁한 공간이라니, 혁신이라고 여기면서요.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도 모르는 채로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던 글쓰기는 알면 알 수록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갔습니다. 하고 싶은 것에 비해 할 수 있는 것이 현저히 적음에서 새어나온 초라함과 무력감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구멍에서 건져내준 것은 언제나 동료들이었습니다.
2022년 새로운 질서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했던 작은 코딩 모임에서는 소위 '망친 웹사이트'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저에게는 입장할 수 없는 노래방 이나, 떨어진 맥락 줍기가 남았습니다. 여러 시도를 거치면서, 미술 비평 책모임 이것은 책모임이 아니다의 웹사이트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어지러운 전선과 멀티탭을 사이에 두고 더듬 더듬 느리게 단어를 붙여내는 일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함께였기 때문입니다. 동료와 함께 한다는 것은, 몰아칠 파도에 기꺼이 뛰어들어 즐길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그것은 이번 수업에서의 새로운 친구 구홍, 정원, 채연, 세원, 세윤, 소아, 열음, 은채 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러분에게도 파도에 뛰어들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면, 새로운 질서를 통해 얻은 동료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기억을 타고 느슨하게 서로를 연결하는 감각이 계속 되기를, 그러다가 다시 만나기를 고대하며, 구윤서 드림

p.s. 함께 파도를 타고 싶다면 커피를 눌러주세요.